전략&통계

[대공사] 씽~굿 다가온 도전 기회를 잡아라

김선영 독자

2015.04.10

조회수 5496

누군가가 당신은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함 없이 아기엄마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루 중 10시간은 아기와 붙어있고 4시간가량은 아기를 돌보는 데 필요한 가사 일에 할애하고 있으며 아기가 잠을 자는 10시간동안 서너 번씩 깰 때마다 다독여주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상을 사는 나의 뇌구조를 분석해보면 분명히 80퍼센트 이상은 아기가 차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몸이 고단하고 잠 한 번 푹 자보는 것이 나의 소원이라면 소원입니다.  


실상이 이러한데도 ‘아기엄마’라는 정체성만으로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내게는 조금 힘든 일이었습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이전과 아주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이니 충분히 그럴 만도 했습니다.


여하튼 아기돌보기를 하는 나의 일상이 싫지는 않았지만 세상과 소통하고 나를 실현하면서 살고 싶은 욕구는 쉽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다시 나의 정체성을 정정한다면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기엄마’였습니다.


▶ 하루에 한번 씽굿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주요 일과가 되었다는 김선영 님​​​​


그러던 어느 날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내가 그림책 작가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람은 무작정 깊어지고 간절해졌습니다.


아기의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때면 그 모습 하나하나가 아기 그림책의 장면으로 스쳐지나갔고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기를 대신하여 끊임없이 말을 하는 내 목소리는 그림책의 글자들로 바뀌어 허공에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리하여 인터넷 검색창에 ‘그림책 작가’라는 검색어를 입력하게 되었고 인터넷의 세계는 나를 씽굿 사이트로 안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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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굿 사이트를 펼쳐 본 느낌은 한마디로 두근거림이었다. 실력이 뛰어난 것은 아닐지라도 글쓰기와 그림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런 다양한 도전의 세계가 있다는 것은 집안에서 노는 것이 심심해진 아기가 놀이터에 갔을 때 느끼는 그런 흥분과 흡사한 설렘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더군다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기가 잠자는 시간에 몰입해서 할 수 있으니 아기에게 미안함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말입니다.


그동안 교직생활의 경험과 육아를 하면서 좌충우돌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도전할만한 분야들이 눈에 들어왔고, 첫 번째로 ‘인권 글쓰기’에 도전했습니다.


수상여부를 떠나 나는 글을 쓰는 시간이 설레고 즐겁습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육아에 지친 나 자신을 위하여 투자하는 귀한 시간처럼 느껴졌고 혹시 입상소식이 전해지지는 않을까 상상하면서 로또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제는 하루에 한번 씽굿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이 주요한 일과가 되었습니다. 아기가 낮잠 자는 시간이 되면 급한 집안일을 부랴부랴 마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펼쳐져 있기를 기대하며 사이트를 구석구석 살핍니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무관심한 영역이었는데 갑자기 알고 싶어지는 영역이 생기기도 했고, 나만의 스토리를 이미지로 구상해내면서 아기 옆에서 스르르 잠드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한 달 남짓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기엄마라는 조건 속에서 공모전에 도전하는 스스로의 철학과 원칙도 생겼습니다.


컴퓨터 씽굿 폴더에 하나씩 채워지는 나의 작품들이 나는 그 자체로 흐뭇합니다. 아기를 돌보는 고단하고 단순한 일상에서 만나는 새로운 세계가 좋고, 작품의 질이 떨어진다고 비난 받을 두려움 없이 산뜻하게 도전할 수 있어서 더욱 좋습니다. 도전하는 과정을 통하여 아기가 성장하듯 나 자신도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