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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판다 푸바오 : 귀여움에 속아 윤리적 고찰을 잊지 말자.

홍예원 대학생 기자

2023.09.07

조회수 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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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판다 푸바오:귀여움에 속아 윤리적 고찰을 잊지 말자.

푸바오가 나온 영상의 조회수는 500만을 훌쩍 넘어서고, 푸바오 사육사가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푸바오가 아무리 귀엽다고 해도, 갑자기 전국적인 ‘푸바오 열풍’이 분 이유는 무엇일까요?

귀여운 아기판다, 푸바오를 아시나요?
푸바오는 2020년 7월 20일에 한국에서 태어난 암컷 자이언트 판다입니다. 그의 부모 아이바오(암컷)와 러바오(수컷)는 2016년 3월에 한국에 온 판다들입니다. 
푸바오는 현재 아이바오, 러바오와 함께 에버랜드에 살고 있으며, 에버랜드 판다 월드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 아기 판다 푸바오가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이 그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로 향하고 있습니다.
6월 1일, 삼성물산 측은 리조트 부문 5월 마지막 주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약 7,000명으로, 휴일이 많던 5월 첫 주와 비교하여 2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푸바오의 갑작스런 인기, 왜일까요?
푸바오의 인기 요인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이언트 판다입니다. 자이언트 판다는 번식이 매우 어려운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판다의 번식 가능 기간은 일반적으로 3월에서 4월 사이로, 단 1일에서 3일 정도입니다. 
또한 판다는 단독 생활 동물로서 수컷과 암컷은 서로 떨어져서 지내다 번식기에만 만나 교배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해 판다의 임신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임신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출산 한 달 전까지는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태어난 후에도 초기 생존율이 매우 낮습니다. 
따라서 푸바오의 출생은 그 자체만으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둘째, 푸바오와 사육사 강철원 사이의 특별한 유대관계입니다. 
에버랜드는 ‘말하는동물원 뿌빠TV’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지적 할부지 시점]이라는 코너를 진행하며, 강 사육사와 푸바오의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강 사육사가 푸바오를 자식처럼 아끼고, 푸바오가 강 사육사를 따르는 모습은 SNS와 언론, 심지어 중국에까지 퍼지며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셋째, 푸바오가 곧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판다이지만 세계의 판다는 모두 중국에 그 소유권이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판다이더라도 성숙 기간이 되면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푸바오의 경우 정확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2년 이내로 중국에 가야 합니다. 이에 한국과 중국 네티즌들은 ‘푸바오는 그냥 한국에 있으면 안 되냐’며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귀여운 선물’? ‘판다 외교’를 둘러싼 논쟁들
한국에 판다가 올 수 있게 된 것은 중국의 외교 선물 덕분입니다. 그러나 이 판다는 단순히 ‘선물’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우선 ‘판다 외교’는 실제로는 선물이 아닌 대여의 개념에 더 가깝습니다. 판다의 반환 조건은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으며, 
타국에서 판다를 기르기 위해서는 중국에 매년 약 13억 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타국에서 새끼 판다가 태어나도 성숙 시기가 되면 
중국에 돌려보내야 하며, 새끼 판다가 태어나는 대로 중국에 한화 약 5억 원을 내야 합니다. 판다를 기르기 위한 비용도 상당히 많이 드는데, 
해마다 중국에 돈을 내야 하니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판다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금전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판다 외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 동물은 운송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무리 수송 스트레스를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해도, 그 스트레스가 0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한 판다의 의사와 상관없이 외교를 위해 판다를 타국에 보내고, 
또다시 중국에 돌려보내는 과정은 동물을 수단으로 취급하는 행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 사육사는 유퀴즈에 출연하여 푸바오의 중국 반환에 대해 “동물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싶다.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물이 행복한 것은 다르다. 
사육사니까 동물의 편에서 먼저 생각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비단 푸바오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귀여운 판다를 국내에서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소망이지만, 진심으로 판다를 사랑한다면 당사자인 판다의 시선에서 ‘판다 외교’를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글_홍예원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