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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졸업생이 쓰는 진로 설계 이야기

강기향 에디터

2015.06.01

조회수 11138

미국 대학 졸업생이 쓰는 우리의 진로 설계 이야기


화려한 졸업패션쇼 뒤로 하고 나도 이젠 뉴옥의 ‘취준생’

취업시장과 조우하는 갓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은 어느 나라 어딜 가나 똑같다.

지난 4월 30일,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의 2015년 졸업생들의 화려한 졸업 패션쇼가 막을 내렸습니다.

각종 셀레브리티들은 물론 캘빈클라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참여해 유명 패션 매체뿐만 아니라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만큼 뉴욕의 대학 졸업 패션쇼는 패션업계의 큰 이슈가 됩니다.

쇼에 작품을 선보인 영광스러운 70여명의 졸업생들과 아쉽지만 쇼에는 뽑히지 못한 400여 명의 예비 디자이너 모두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5월 2째 주에 모든 학사일정을 마무리하니 6월이면 정말 졸업생이 되는 것이며, 정말 학교와는 안녕을 고하는 우리에게는 이제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라는 더 큰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당장 생활비가 없는 대학 졸업생들은 그냥 묵묵히 수백 장의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을 보러 다녀야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여유를 느끼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도 많기 때문에 마음은 여러모로 복잡합니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곳에서 새로운 인연과 길을 찾았듯, 이곳을 졸업함으로써 더 큰 사회와 각자의 삶을 걷게 될 터닝 포인트라 생각하며 오늘도 이력서를 검토하고 쓰고 보완하고 있답니다.




전공 살려 취업? 대학원? 유학?

막 졸업을 한 우리들에게 미래는 그저 보이지 않는 터널입니다. “아, 학교 졸업하고 뭐부터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한 명이 입을 떼자, 다들 기다렸다 듯 이야기에 동참합니다.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며 졸업식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미국 경기도 역시 썩 좋지 않아 취업시장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고민입니다. 두 번째는 바로 한국 대학생들도 많이 하는 고민인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하느냐, 아니면 동종 업계의 비슷한 부서에 취직을 하느냐로 나뉩니다.

패션 디자인 학과는 특성상 전공이 뚜렷해 대부분 어시스턴트 디자이너로 시작하지만, 사실 4년간 학과를 다니며 내가 과연 디자이너로서 재능이 있고 이 분야와 잘 맞는지, 업무에 비해 월급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은퇴도 빠른 이 업종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도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 업계에는 남되, 상대적으로 초봉이 높고 직업의 수명도 긴 제품 개발이나 홍보 부서로 지원하는 동기들도 보입니다. 

1%의 재능을 가진 디자이너만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헤드 디자이너로 올라갈 수 있는 만큼, 4년간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스스로가 스스로의 재능을 냉정히 평가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진로를 바꾸는 동기들도 많습니다. 어디 이 뿐 만일까요? 항상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는 것보다, 10년 이상 근속 근무시 해고가 거의 불가능 한 교수나 선생님이 되기 위해 대학원을 준비하려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진로에 대한 고민, 어느 나라나 비슷

진로에 대한 고민은 한국과 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취업시장과 조우하는 갓 대학을 졸업한 취업준비생들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은 어느 나라 어딜 가나 똑같은 것입니다.

물론 다른 탈출구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몇몇 동기들은 미국 밖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비 디자이너가 아닌, 한국과 일본에서 예비 영어 선생님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뉴요커’ 동기들을 보면 처음 대학에 입학 했을 때와는 달리 지금 우리는 인생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터닝 포인트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그게 비록 처음 목표했던 꿈과는 다를지 몰라도, 그 꿈을 자양분 삼아 새로운 인생의 챕터로 넘어가는 변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패션 대학에서 보낸 지난 4년의 유학생활이 길게도 느껴지고 혹은 너무나 짧게도 느껴집니다. 이제 대학을 벗어난 앞으로 미래 4년은 어떻게 흘러갈까? 참 기대가 됩니다.


글_강기향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