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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패션대학 졸업반은 ‘슈퍼맨’

강기향 에디터

2015.02.27

조회수 12776

1: 8에 가까운 경쟁률 거쳐야 

졸업반 패션쇼에 올라갈 수 있어
인턴십 필수에 취업준비 시작
마지막 학점관리까지 가장 바쁜
우리는 뉴욕 패션대학 졸업반!

졸업작품 패션쇼를 위해 단 11주 내에 콜렉션을 만들어 내야 하는 만큼, 그 긴장감이나 분주함은 첫 개강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정신적 녹초가 되게 만든다. ​​

​​내가 처음 뉴욕에 왔을 때도 뉴욕에 엄청난 눈보라가 왔었습니다. 그 추웠던 겨울을 어째 보냈는지, 매 학기마다 잠도 못자며 울고불고 과제를 했었던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며, 드디어 긴 4년간의 유학생활이 막바지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학기의 ‘개강일’을 맞는 졸업반인 내 스스로가 믿겨지지 않지만 동시에 드디어 사회에 나가 내가 학교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줄 때가 왔다는 것이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합니다.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자욱한 길을 걷는 듯 느껴집니다.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개강 날짜는 늦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역사상 최대치의 눈보라가 온다는 이곳 뉴욕에서는 날씨와는 상관없이 내 포트폴리오를 프레젠테이션 해야 합니다. 첫날부터 말입니다. 이게 바로 ‘뉴욕의 대학생 졸업반’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1:8의 경쟁률 졸업 작품 패션쇼

마지막 학기인 만큼 더욱 긴장이 됩니다. 졸업을 하는 만큼, 지난 3년간 열심히 배워왔던 실력을 ‘졸업작품 패션쇼’에서 뽐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졸업을 해야 하는 졸업반이라면 누구나 졸업 작품, 그야말로 아직 학생이니 졸작을 보여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그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FIT와 Parsons, 미국 뉴욕 패션대학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이 두 대학은 매년 수백 명의 예비 디자이너들을 배출하는 곳인 만큼, 졸업 패션쇼에는 각종 패션 업계의 큰 손들이 방문합니다.

이런 이유로 아무리 졸업반이라고 하더라도 그 수준에 맞지 않는 작품들은 과감히 떨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스포츠웨어, 니트웨어, 아동복, 란제리, 이브닝웨어 등 총 5개의 세부 전공에서 각 반마다 약 7~9명을 뽑고, 2차 적으로 3~4명만 뽑아 쇼에는 실제 50여명 분의 의상만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는 400명 가까이 되는 졸업생들을 생각하면, 거의 1:8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이야기 됩니다. 경쟁률이 낮다고요? 첫 만에 말씀! 같은 학기, 같은 수업을 들어오며 서로를 자극시킬 만큼 능력 있는 동기들인 걸 알기 때문에, 그 팽팽한 긴장감은 개강 첫날부터 느껴졌습니다.

FIT의 졸업 작품 패션쇼는 교수가 일차적인 도움을 주고, 이차적으로 외부에서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가 각 반마다 우승자를 뽑는 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패션 디자인학과의 학장과 관련자들이 쇼에 올라갈 만한 수준인지를 판별한다고 하니, 그 절차와 뛰어넘어야 하는 관문이 한 두 개가 아닌 셈입니다.

원단 하나라도 동기들과는 다른 작품을 위해 뉴욕에서 열리는 각종 원단 엑스포, 컨벤션을 발로 뛰어 다니고 그래도 없다면 직접 만드는 것을 불사해야 합니다.

인턴십에 취업준비, 학점 챙기기까지

단 11주 내에 콜렉션을 만들어 내야 하는 만큼, 그 긴장감이나 분주함은 첫 개강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정신적 녹초가 되게 만듭니다. 하지만 어디 졸업 작품만 걱정하면 될까요?

졸업반인 우리에겐 ‘필수’로 인턴십을 진행해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인턴십을 하며 실제 패션 업계의 실무를 배우고, 동시에 학교에 ‘학점’으로 평가받을 정도니, 이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졸업반은 그야말로 슈퍼맨이나 슈퍼우먼이 돼야 하는 시간입니다.

어떤가요? 벚꽃 휘날리는 한국의 3월 개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은가요. 4년간의 뉴욕 대학교 생활이 이제 ‘마지막’으로 시작했습니다. 취업, 대학 생활의 마무리, 그리고 학생으로서 즐길 수 있는 마지막 학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두근거리고 긴장됩니다.

글_강기향 에디터 (미국 뉴욕 FIT 유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