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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외국어 표기, 여기가 한국이 맞나요?

박윤경 대학생 기자

2022.06.09

조회수 1406

“늘어나는 외국어 표기, 여기가 한국이 맞나요?”

거리 외국어 표기 다시 생각하기


거리를 다니다 보면 우리는 외국어로 표기된 수많은 건물을 볼 수 있습니다. 

카페나 음식점뿐만 아니라, 화장실 같은 공공시설도 픽토그램이 아닌 ‘Toilet’이라고 표기할 정도로 

어디서든 한글보다 외국어가 흔하게 보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나치게 남용되는 외국어 표기

우리는 일상에서 흔하게 외국어를 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어 표기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모르겠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어가 점점 더 많이 쓰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브랜드나 제품의 이름을 외국어로 표기하는 정도였으나, 이젠 그것을 넘어 불필요한 곳까지 외국어가 쓰이고 있습니다. 

퇴식구를 ‘리턴 존’이라고 하거나, 생수를 굳이 ‘Bottled water’라고 표기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한 대형마트에서 안내 간판을 영어로 표기하여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은 일까지 있었습니다.


외국어는 확실히 이국적이고 색다른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인테리어와 맞추면 고급스러운 분위기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모두가 외국어를 읽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외국어 표기가 늘어나며 이곳저곳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계층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외국어를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외국어 표현에 대한 일반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3천500개 외국어 표현 중 응답자 60% 이상이 이해하는 외국어 표현은 절반도 채 안 되는 1천80개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70세 이상에선 60% 이상이 이해하는 단어가 고작 242개로 노년층이 얼마나 외국어 표현에 취약한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QR코드’, ‘패스워드’, ‘모바일앱’. 이런 일상에서 쓰이는 비교적 쉬운 외국어 표현의 이해도도 낮은데, 일반 매장에서의 외국어 표기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


외국어 표기의 증가로 가장 많은 사람이 불편을 호소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카페’입니다. 

모든 메뉴를 외국어로 표시돼 있어 중·노년층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메뉴인지 설명이 없으니 이해할 수도 없고, 외국어로 표기되어 있으니 읽을 수조차 없게 됩니다.


직원에게 물어보기에는 메뉴는 너무나도 많고, 설명도 어렵죠. 

결국 노년층은 주문을 포기하거나 타인에게 미루고, 아무거나 주문해서 마시지도 못하는 음료를 억지로 마시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언어 표기 하나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차별받는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외국어 표기를 사라지게 할 수는 없을까?

불필요한 외국어 표기로 여러 사람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으나, 사실상 외국어 표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갈수록 다양한 SNS 활동이 활발해지는 요즘 시대에, 많은 가게는 인테리어와 맞춘 외국어를 사용하여 감성적이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사진을 찍고 그것을 SNS에 올리게 하여 홍보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외국어 표기가 예전부터 꾸준히 이루어진 일종의 마케팅 활동의 하나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불필요한 외국어는 줄이자”고 주장하고 있는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특히 “외국어로만 표기된 메뉴판이 있는 가게는 불편하다. 가지 않겠다.”라고 목소리를 내는 젊은 세대들도 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 노년층이 받을 차별을 걱정하여 메뉴의 한글 표기를 의무화 시키거나, 

외국어 메뉴판과 함께 한글 메뉴판을 구비하고 메뉴 아래에 설명을 표기해 달라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외국어 표기는 세대 간의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도 한글을 더 사랑하고, 

평소 일상에 녹아있던 것들이 다른 차별을 가져오지는 않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글_ 박윤경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