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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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할 시간을 아까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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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연극 연출을 처음 시작할 때 항상 배가 고팠고, 집에 갈 차비도 없어서 먼 길을 걸어 다녔다.


그 와중에도 극단 사람들의 열의만으로 부족한 다른 부분을 채워가며 공연을 올렸지만 핑크빛 전망보다는 고달픈 삶이 보장되는 지름길이나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1982년 처음으로 해외연수 차 가게 된 영국에서 뮤지컬 ‘캣츠’를 보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간 뒤 뮤지컬 공부를 시작했고, 언젠가는 내 손으로 만든 우리나라 뮤지컬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세계에 내놓을 우리 뮤지컬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명성황후>라는 뮤지컬이 탄생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이 작품을 뉴욕에 올리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뉴욕으로 떠났지만, 무대에 올리기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고, 내가 미국이나 영국에서 태어났다면 이렇게 뮤지컬을 만드는 게 어렵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에 잠시나마 대한민국에 대한 원망감이 느껴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뮤지컬 <명성황후>의 뉴욕공연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었고, 뮤지컬 <영웅>이 뉴욕 공연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돌이켜보면 우리만의 이야기였기에 뉴욕 무대에 내세울 희소성이 있었고 역시 우리들의 이야기였기에 오랫동안 한국에서 공연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가 한국인이었기에 처음부터 시작이 가능했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살다보면 환경의 제약 때문에 뜻대로 일이 안 풀릴 때면 누구나 부질없이 원망하고 후회하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후회에 안주하기보다 오기를 품고 상황을 뚫어내고 나면 그렇게 야속해보였던 모든 것이 오히려 나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준 고마움으로 돌아오곤 한다.


나는 한국에서 뮤지컬을 해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니, 한국에서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2013.4.8] 

윤호진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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